Summary
최근 한 달 사이 미국, 유럽, 일본, 동남아시아의 외식 브랜드들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흐름이 있다. 메뉴 가짓수를 무작정 늘리거나 줄이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뺄지와 무엇 하나를 더할지를 데이터에 근거해 정밀하게 판별하는 방식이다. 메뉴의 양보다 설계 정밀도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해외에서 관찰되는 현상
스타벅스(Starbucks)는 지나치게 복잡해진 메뉴를 이유로 전체 메뉴의 30%를 줄이겠다고 밝혔고, 미국 패스트캐주얼 체인 엘폴로로코(El Pollo Loco)는 2026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메뉴를 20% 축소했다고 공개했다(2026년 1분기 기준). 반대로 영국 베이커리 체인 그렉스(Greggs)는 2026년 상반기 매출이 11억 파운드를 넘어섰다고 밝히며, 트렌드에 맞는 신메뉴 몇 가지만 선별적으로 추가하는 전략을 폈다. 일본에서는 규동 체인 요시노야(Yoshinoya)가 우동에 이어 라멘을 세 번째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2025년 11월 기준). 모두 메뉴의 폭을 넓히는 대신 뺄 것과 더할 것을 좁혀가는 방향이다.
그 현상이 발생한 배경
배경에는 원가와 인건비 압박이 있다. 일본에서는 데이코쿠 데이터뱅크(Teikoku Databank) 조사 결과 2026년 한 해 동안 가격이 오른 식품·음료가 2만 187개 품목에 달해 2년 연속 2만 개를 넘었다(2026년 9월 30일 기준). 엔저와 중동발 원유·납사 가격 상승이 원재료비를 밀어올렸다. 미국에서도 인건비 상승이 매장 운영 복잡도를 줄이려는 유인으로 작용했다. 엘폴로로코 CEO 버나드 아코카는 믹스 비중이 낮고 마진이 낮은 품목을 걷어내 주방 운영을 단순화했다고 설명했다.
대표 사례
미국: 엘폴로로코는 484개 매장에서 메뉴를 20% 줄인 뒤 동일매장매출이 2.4% 늘었고 객단가는 4.6% 상승했다(2026년 1분기 기준). 유럽: 그렉스는 2026년 6월 말 기준 매장 2,773개, 상반기 매출 11억 파운드, 세전이익은 약 20% 증가한 7,600만 파운드를 기록했다(2026년 7월 기준). 신메뉴는 아이스드 말차라테와 단백질을 보강한 샐러드 등 소수로 한정했다. 일본: 요시노야는 2025년 11월 상하이에 라멘 1호점(좌석 23석)을 열며 가격을 39위안으로 책정했다(2025년 11월 기준, 최신 업데이트 미확인). 동남아: 한국 커피 브랜드 더벤티는 2026년 5월 호찌민 복합몰에 베트남 3호점을 열면서 전체 메뉴를 그대로 이식하지 않고 현지에서 반응이 좋았던 과일 플레이버 메뉴만 보강했다(2026년 5월 기준).
한국 시장과 다른 점
한국 외식업은 임대료와 인건비 구조가 해외와 달라 메뉴 축소가 곧 수익성 개선이라는 공식이 그대로 적용되기 어렵다. 해외 체인은 수백~수천 개 매장의 데이터로 어떤 메뉴가 마진을 깎는지 통계적으로 판별할 수 있지만, 한국 독립 매장 대부분은 그만한 표본이 없다. 또 한국은 메뉴 다양성 자체를 매장의 매력 요소로 보는 소비자 인식이 강해, 축소가 곧바로 매력 감소로 읽힐 위험이 더 크다.
한국 독립 매장에 적용 가능한 지점
표본이 작아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판별 기준이다. 월 매출 데이터에서 판매 빈도 하위 10~20% 품목과 조리 공정이 복잡한 품목을 교차 확인해 후보를 추리고, 그중 재료 원가가 높거나 준비 시간이 긴 품목부터 정리하는 방식은 매장 규모와 무관하게 쓸 수 있다. 반대로 더할 때는 그렉스처럼 적은 수의 신호가 분명한 메뉴만 선별하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 리스크를 줄인다.
그대로 따라 하면 위험한 점
해외 체인의 메뉴 축소는 매장당 통계적 표본과 중앙화된 데이터 분석, 그리고 공급망 전체를 재설계할 여력이 뒷받침된 결정이다. 한국 독립 매장이 인기 없어 보인다는 감으로 메뉴를 줄이면, 실제로는 특정 단골층의 재방문 이유였던 품목을 잃을 수 있다. 또 요시노야의 라멘 베팅처럼 새 핵심 사업을 만드는 결정은 별도 생산 설비와 자본이 전제된 것으로, 소규모 매장에서 똑같이 새 카테고리 진출을 시도하면 기존 운영 역량만 분산시킬 수 있다.
Table Context의 해석
해외 F&B 사례를 볼 때 중요한 것은 메뉴를 늘리거나 줄이는 방향 자체가 아니라, 그 결정이 어떤 데이터와 구조 위에서 내려졌는가이다.
미국의 메뉴 축소는 인건비와 운영 복잡도 문제와 연결되어 있고, 일본의 라멘 베팅은 원가 구조가 유리한 카테고리를 좁혀 들어간 결과이며, 유럽과 동남아 사례는 선별적으로만 더한다는 절제의 산물이다. 한국 매장이 배워야 할 것은 메뉴 가짓수의 정답이 아니라, 무엇을 근거로 뺄지·더할지를 판별하는 구조 그 자체다.
참고 자료
- Restaurant Business Online, — 엘폴로로코 2026년 1분기 실적 보도
- Yorkshire Post, — 2026.07.29, 그렉스 2026년 상반기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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